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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보건소 코로나 검사 후기

별을 보고 걷는 사람 2021. 12. 27. 15:05

토요일에 한국에 입국해사 어제 일요일에 의왕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다왔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한 보건소 직원의 태도에 정말 너무너무 불쾌했고 아직 어디다 하는지 찾지를 못 했는데 찾으면 민원을 넣을 생각이다.
살다살다 이 정도로 사람한테 앞뒤 안 가리고 지랄하는 사람은 처음 만났음.

해외입국자는 백신을 맞았어도 격리를 10일 해야 하고 입국 24시간 내 및 9일차 두 번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다시 법이 바뀌었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솔직히 동의는 못 하겠지만 이유가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고, 법이니까 따라야지 뭐 어쩌겠는가.

어제는 무려 영하 15도가 넘는 한파가 찾아온 날이었음에도 자차도 없도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으니 35분을 걸어서 보건소로 향했다. 도착하니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10시 10분쯤 도착했는데 내 앞에 한 100명 정도가 이미 대기 중이었다. 일요일은 선별진료소가 12시까지 밖에 안 하니 집에 갔다 오후에 다시 올 수도 없어서 그냥 무조건 기다려야 했다. 나중에 보니 내 뒤로는 별로 줄이 늘어나지 않아서, 아... 차라리 좀 늦게 올 걸 싶었다.

돌아다니는 남자 직원분이 큐알카드 찍고 웹에 들어가서 전자문진표 작성하라는데 나는 데이터가 없었다. 핸드폰 로밍을 쓸 수는 있는데 한 번 쓰면 기본 14불에 데이터 비용 따로... 그래서 저 인터넷 안 되는데 어쩌냐고 물어보니 핸드폰 안 되면 앞에 가면 직원이 다 해준다고 그래서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계속 기다림.

1시간 15분쯤 기다리면서 몸도 얼고 얼굴도 얼어가고 발가락도 감각이 없어질 때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3명이 부스에 앉아서 접수를 받는데 그 중 왼쪽 분, 어떤 경우냬서 해외입국자라고 했더니 생년월일을 물어보길래 아 제가 인터넷이 안 돼서 등록을 못 했어요 그랬더니 그럼 저기 가서 등록을 하고 오세요 이러는 거다. 아 놔... 그 앞이 여기가 아니라는 건가? 보니까 입구쪽에 남자분 하나 서 있는데 그 분을 말하는 거였던 듯. 나는 그 분이 뭔 안내하는 분인지 알았지. 그래서 "아... 저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그랬더니 이 접수받는 직원이 "그러니까 등록하고 여기로 다시 오라고 했잖아요!" 라고 화를 버럭 내는 거다. 지가 언제? 그냥 등록 하고 오라고만 했지, 그리고 이게 화를 낼 일인가? 보통 이러면 "등록하고 줄 다시 안 서도 되니까 창구로 바로 오세요." 하면 되지 않나? 이게 사람한테 지랄을 할 일인지? 기분 나쁘고 어이가 없어서 따지고 싶었지만 내 뒤로도 30명 이상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저쪽의 남자분한테 가서 등록을 요청했다.

다시 와서 바로 뒷차례 분한테 제가 줄 서 있다가 등록이 안 됐대서 등록 하고 온 거라고 양해를 구하고 다음 차례에 다시 그 직원을 만났다. 등록하고 왔어요 했더니 "등록을 안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이러길래 누가 뭐랬나? 나도 안다, 앞에서해준다니까 그게 여긴줄 알았지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너무춥기도 추워서 몸도 얼어서 말도 잘 안 나오고 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근데 생년월일을 검색하더니 안 나온다는 거다. 그러면서 나 보고 해외입국자라고 말 했냐고 묻길래, 뭐 안 물어보던데요? 하니까 "그러니까 제가 해외입국자라고 말 하라고 했잖아요! 다시 가서 하고 오세요"라고 버럭 지랄을 하는 거다. 나 진짜 욕이 튀어나올 거 같은 걸 사람들 많은데서 싸우기도 그렇고 진짜 뭐 이런 미친x이 다 있나 싶었다. 지가 언제 나한테 그렇게 얘기했다고? 그리고 이게 "해외입국자라고 말씀을 하시고 등록을 해야되요."정도로 말하면 될 일 아닌가? 거 줄 서 있는 사람이 뭔 차인지 어떻게 아느냔 말이다.

다들 춥고 짜증나는 거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저 정도로 사람한테 막 신경질 내고 지랄하는 사람은 한국 살면서 공공서비스든 병원이든 어디든 처음 겪어봤다. 그러면서 등록하고 다시 왔을 때는 개미소리로 "2번이요." 이래서 내가 "네? 2번이요?" 하고 다시 물었더니 고개만 끄덕임. 목소릴 크게 해야 할 때와 작게 할 때를 구분을 못 하는가 보다.

작년에도 한국 와서 자가격리 하던 도중 갑자기 법이 바뀌어서 해외입국자도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전화가 와서 의왕보건소를 갔었다. 그 때 대기장소에 줄을 서니 나밖에 없었는데 여자 직원 하나가 나 보고 "어떻게 오셨어요?" 라고 묻길래 "해외입국자인데 이거 받으라고 전화가 왔어요." 그랬더니 곁눈질로 내려다 보며 띠꺼운 표정과 말투로 "뭐를요?" 라고 하는 거다. 그래서 내가 이거 뭐지? 란 표정으로 쳐다 보니 그 눈빛을 읽었는지 내가 대답도 하기 전에 "아 검사를요." 하더라는. 어이가 없어서... 검사 대기줄에 줄 서 있으면 검사 받으러 온 거지 뭘 받으러 왔겠냐고. 그러라고 대기줄 표시 해놓은 거 아닌가?


생각해보니 작년 이 사람이랑 올해 이 사람이랑 동일인물 아닌가 싶다. 이 정도로 사람 대하면서 시비틀기 환장한 사람이 한 조직에 두 명 있기도 쉽지 않을거 같은데 있다면 의왕보건소 조직이 정상이 아닌걸테고.

이런 사람은 아마 매사 모든게 짜증이고, 남이 조금이라도 잘 몰라서 물어 보면 화가 치밀고, 누구든 걸리기만 하면 가만 안 두겠다는 태도로 살고 있으니 본인 인생이 잘 풀릴 리도 없어보인다. 본인 인생이 안 풀리니 남한테 화풀이 해대는 거 같은데 아마도 덩치 큰 남자나 인상 강해보이는 아주머니 같으면 찍소리도 안 하겠지. 뭐 본인 인생 안 풀리는 것까진 내가 알 바 아니지만 대민 서비스 친절 이런 건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인간 대 인간으로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나?

시스템적으로도 그렇다. 작년같은 경우엔 웹에 문진표 작성이 없었다. 그게 필요해서 생긴건 알겠는데, 그럼 해외입국자들한테 나눠주는 안내문에 입국 1일차에 "전자문진표 작성 후 보건소 방문해서 검사" 이 문장 하나 넣는 거 어렵지 않잖아? 내지는 자가격리 안전보호앱 업데이트 하면서 거기에 때되면(자격 1일차 와 끝나는 날) 검사 받으라고 알람 울리는 거, 이거 개발 어려운 거 아니다. 이게 그래도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럼 자가격리 안전보호 앱에다 전자문진표 웹 폼 하이퍼링크 연결해놓는건 진짜 일도 아님. 그렇게 해놓았으면 현장에서 입력하라고 난리 치고 뛰어다니지 않아도 되잖어. 왜 다 따로따로인지 이해가 안 간다.

하여간 의왕보건소에 심리치료가 절실해 보이는 직원이 한 명 있는데, (앞에서 봤을 때 창구 왼쪽에서 근무하던 긴 갈색머리 여자분) 이런 인간적으로 기본도 안 되는 사람은 창구에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접수 창구에 있는 사람 만나면서 살다살다 이렇게 기분 나쁜 경험은 정말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