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생활

비둘기 퇴치

별을 보고 걷는 사람 2023. 8. 20. 10:28

내가 사는 아파트에 비둘기들이 너무 날아들어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코로나 때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어째 해가 갈수록 심해진다. 

이유는 아마도 근처 공원들 돌아다니면서 비둘기 밥 주는 사람 때문.

이런 사람들 보통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다는 거 같다.

비둘기 밥 주지 말라고 가서 따질 수도 없고....그 아주머니 주변에 비둘기 수 십 마리 모여 있는 것도 봤음.

근처 공원 청설모는 아예 사람 보고 달려온다. 뭐 줄 줄 알고. 이게 정상이 아니다. 청설모는 사람 보고 도망 가야 정상이지.

 

때문에 이 동네 비둘기 개체 수가 날이 갈수록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특히 고층 아파트 발코니마다 가서 앉고 배설하고 난리라 발코니 벽에 비둘기똥이 지저분하게 눌어붙어 있는 게 보인다.

분변 때문에 발코니 더러워 지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방에 앉아 있다가도 비둘기 푸드득 날아들면 진짜 신경 쓰인다.

게다가 발코니 문 위 공간에 올라가서 잠까지 잠. 어느 날 밤에 지나가다 보고 깜놀했다.

이러다 둥지까지 틀겠다 싶어서 안 되겠다, 아마존에서 방법을 검색했다.

 

이거면 될 거 같아서 구매한 것이 바로 이거.

 

이거 조립 하는데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저 철사 줄을 구부려서 바 같이 생긴 거의 구멍에 넣으면 됨.

 

조립하면 이렇게 생겼는데 무섭게 생긴 것 만큼 실제로도 좀 위험했다. 

받침 부분 꽉 잡았다가 손가락 베임.

아무튼 그래서 이걸 발코니에 나가서 난간에 올리고 케이블타이로 묶었다.

혹시 밖으로 떨어뜨릴까봐 벌벌 떨면서 천천히 작업함.

 

둘기가 자꾸 와서 자고 가던 문 위 공간에도 하나 올려놓음.

 

그래서 효과는?

100% 만족이다.

혹시 바람 세게 불면 떨어지는 거 아닌가 했는데 토론토에 가끔 돌풍이 세게 붐에도 불구하고 끄덕도 안 했다. 케이블타이 최고!

 

설치한지 며칠 안 지나서 습관적으로 오던 놈인지 갑자기 푸드덕 날아와서 중심 잃고 창문에 박을뻔 한 놈 하나가 있었는데, 아마도 저 침들이 있을 걸 예상 못 하고 난간에 앉으려고 했다가 균형 잃어서 급하게 바닥에 착지한 듯 했다.

창문에 가까이 다가갔더니 또 찍 싸고 날아감.

그 둘기를 마지막으로 지금 한 3주 지났는데 단 한 마리도 내 발코니에 오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시골이 아니고서야 이런 걸 설치 할 필요가 별로 없겠지만 토론토에서 비둘기에 시달리던 나로서는 진짜 강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