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비자 보호원과 비슷한 것이 캐나다에도 있을까 싶어서 검색을 해봤다.
이유는 내가 통신요금 때문에 빡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도 비슷하지만 캐나다도 통신 회사들은 다 양아치...
살다 보면 다 도둑놈이라는 어르신들 말씀 틀린 거 하나 없다.
내 경우는 집 인터넷을 버진 플러스를 사용했었고, 1년 지나니 가격이 두 배가 되어서 따른 업체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는데 기존 서비스 종료 신청을 하면서 담당 에이전트가 사기를 쳤기 때문이다. (실수 일 수도 있지만 너무나 확신하며 나를 기만함)
이 사건 처리하면서 알게된 인터넷 서비스 업체 관련 꿀팁을 잠깐 소개하자면,
1. 홈인터넷의 경우 대부분 의무 약정 기간이 없다. 걍 맘대로 끊고 딴 데 거 신청해도 상관 없다는 뜻. 다만 업체나 건 마다 다를 수 있으니 판매 담당자에게 확답을 듣길 바람.
2. 3개월이 지나면 나라는 소비자의 기록은 신규고객으로 전환됨. 그 말인즉슨, A회사 이용하다 B회사 갔다가 3개월 후 다시 A회사 서비스를 신청하면 신규 고객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통신회사들은 신규 고객에 할인가를 적용해주지 기존 고객은 서비스 오래 이용한다고 해도 아무런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1년은 행사요금으로 주다가 그거 지나면 가격이 두 배되는 경우가 대부분임. 그러니 한 업체에 충성 할 이유가 없다. 비효율의 끝판왕. 귀찮긴 하지만 좋은 행사가가 나오면 그냥 바꾸는 게 돈 아끼는 길임.
3. 반드시 행사요금 기간 (보통 1년) 이 지나기 전에 전화 해서 딜(deal)을 해보는 것도 좋다. 내가 딴 데서 얼마짜리 행사가를 알아봤는데, 똑같이 해주겠느냐 물어 보고 안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음. 1년 지나간 다음에 전화 해서 협상 해보려고 하면 안 깎아줌. 세 번쯤 전화 해서 협상에 성공했다는 사람도 들어 보긴 했는데 귀찮음과 스트레스를 얼마나 견딜지는 본인 선택.
내 사례는 이렇다.
5월 1일이 행사가로 이용한지 1년 되는 날. 5월 9일에 요금청구서를 받아 보니 가격이 2배가 되었다. 기존에 39.99를 냈는데 79.99가 됨. 이제부터 내가 전화한 순서를 적어 보겠음.
1차: 5월 14일
커스토머 서비스에 전화를 해서 가격이 너무 비싸다, 기존 가격으로 유지해줄 수 없겠냐고 물었더니 그 가격엔 안 된다고 함. 최대 깎아줄 수 있는 게 69.99였나? 그래서 그럼 일단 그 가격으로 변경해달라고 하고, 만약 서비스 중단 요청하면 언제 끊어지고 계산은 어떻게 되느냐 물으니 전화 한 바로 다음날부터 서비스 끊기고 돈은 미리 내었기 때문에 남은 날짜만큼 금액이 환불된다고 함. 알았다고 하고 일단 끊음.
2차: 5월 18일
그 사이에 난 딴 업체에 새로 인터넷 서비스 신청 하고 설치까지 마치고 잘 되는 거 확인 후 버진에 다시 전화해서 서비스 끊겠다고 말함. 담당자 바꿔줌. 담당자 말이, 그렇게 바로 끊어줄 수가 없고 한 달 싸이클이 끝나는 6월 3일에나 종료해줄 수 있다고 함. 내가 지난 번에 전화 했을 때 에이전트가 그렇게 말 안 했다 다음날부터 끊기고 남은 금액 환불해준다고 했다, 하니 그 사람이 잘 못 알은 거고 자기가 맞다고 함. 나는 처음부터 그렇게 얘기 했음 그때까지 기다렸지, 이미 딴 서비스 신청해서 쓰고 있다, 니 동료 실수니 니네가 책임져라. 하고 실랑이를 했더니 그럼 6월 3일에 서비스가 끊기는 걸로 하고, 한 달 중 반이 지났으니 반값인 $35를 credit으로 환불해주겠다고 함. 좋다고 하고 끊었음.
3차: 5월 19일
확실히 확인 하고자 커스토머 서비스에 다시 전화 하여 어제 이러이러 하게 통화를 했는데, 내 계정에 $35 credit이 있느냐고 물음. 전화 받은 에이전트가 있다고 확인 함. 물론 지금까지 다 통화 녹음 했음.
4차: 6월 7일
이메일로 온 요금청구서에 $35가 아닌 $3.57이 찍혀 있어 이게 뭔가 하고 세부내역을 봤더니 69.99를 청구했다가, 며칠 사용했다고 32불을 제하고 다시 크레딧 35불을 또 빼고 이상한 계산을 해놓고 3.57불만 남아 있음. 이게 대체 뭔가 싶어서 전화를 했더니 전화 받은 에이전트가 그게 6월 3일이 새로 사이클이 시작하는 날이라 그렇다고 함. 그래서 무슨 소리냐, 내가 이미 5월 18일에 전화 해서 서비스 끊겠다고 했는데, 하고 얘기하다 보니, 알고 보니 원래 끊겠다고 하면 바로 다음날 끊기는 게 맞다 함. 근데 6월 3일에 끊기게 지정을 했기 때문에 또 한 달치가 청구가 된 거라고... 지금 장난 하냐, 늬들이 잘못 알려주고 늬 동료가 그렇게 날짜 설정 한 거 아니냐. 다 필요 없고 나는 35불 받으면 되니까 그것만 돌려줘라, 했더니 정확히 어떻게 된 건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함. 그렇게 해라, 나도 음성 녹음한 거 다 가지고 있다고 얘기 하고 언제 연락 준다니까 1주일 안에 다시 연락 준다 해서 끊음
5차: 6월 16일
일주일 안에 전화를 또 주기는 뭘 줘. 전화 해서 어떻게 된 거냐 물으니, 35불 크레딧이 있고 수표로 보내주겠다고 함.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니까 1~2주 안에 간다고 함.
6차: 7월 4일
수표가 오지 않으니 전화를 다시 해 봄. 이 전화 받은 새퀴가 제일 열받게 했음. 원래 수표가 발행되는 게, 그 다음 요금 청구 사이클 지나야 발행되고 거기서부터 30일이 더 걸린다나? 이 무슨 개소리야. 나는 이미 서비스 받지도 않는 고객인데 요금 청구 사이클이랑 뭔 상관이냐, 그냥 수표를 보내주면 될 거를? 그랬더니 원래 그렇댄다. 그래서 내가 니네 못 믿는다. 니네 지금 모든 사람들이 하는 말이 다 다르다. 니네 다 거짓말하는 거 내가 모를 줄 아냐. 니네 시스템 실패고, 나 가만 있지 않겠다 등등 분통을 터뜨렸고, 자기들이 연락 준대서 일단 끊음.
7차: 7월 6일
다시 전화를 해서 딴 사람한테 물어 봄. 그랬더니 자기네가 다시 음성 녹음 다 들어 보고 확인해봐야 된다고... 아니 미친놈들이 뭘 또 알아 보고 또 알아보고 지금 몇 번째인줄 아냐, 이미 6월 16일에 전화 걸었을 때 수표 보내준다고 했다, 그러니 기록이 남아 있을 거 아니냐 해도 소용 없고 자기들이 연락 해준다고 함.
8차: 7월 14일
사람 받자마자 나 이거 가지고 10번 가까이 전화 했다. 다 필요 없으니 매니저 바꾸라고 함. 처음엔 자기한테 얘기하면 된다고 하길래 아 다 필요 없고 같은 얘기 또 반복하게 하지 말라고 당장 바꾸라고 했더니 바꿔줌. 그래서 매니져랑 통화 함. 상황 다시 또 설명했더니 자기가 음성 녹음 들어 보고 내용 확인해 보고 결과 알려준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렇게 해라, 근데 내가 늬 말을 어떻게 믿냐 하니까 이름하고 직원 번호 알려줌. 그래서 내가 니네 이거 처리 안 하면 경찰에 사기죄로 신고할 거라고 말함. 나 과장 하는 거 아니라고. 그랬더니 오후에 전화 주겠다고 해서 끊음.
9차: 7월 15일
전화를 줄 리가 없지. 어제 오후에 전화 준다더니 전화가 안 와서 내가 다시 했다. 어떻게 됐냐고 물어 보니 35불 크레딧이 있고, 수표로 보내줄 거라고 함. 그래서 내가 그 말은 이미 6월 16일에도 들었다. 니네 말이 맞다면 지금 한 달 됐는데 수표가 이미 도착 했어야 맞지 않냐, 그랬더니 진짜라고... 다음주에 갈 거랜다. 하지만 시간 상 1주일 정도 더 기간을 달라고 함. 그래서 내가 그랬다. 내가 늬 말 마지막으로 믿겠는데, 그래도 안 오면 나 이거 그냥 경찰에 사기로 신고할 거라고.
7월 30일, 2주가 지나도 수표가 오지 않으니 일단 소비자 보호원을 검색해서 찾았다. 해서 처음에 나온 것은 온타리오 주 소비자 보호 웹페이지.
https://www.ontario.ca/page/consumer-protection-ontario
거기서 타고타고 들어갔더니 불만 접수 링크가 있었다.
https://www.ontario.ca/page/filing-consumer-complaint
중간에 보면
The types of consumer complaints we cannot assist you with
섹션이 있어서 보니 그 중에 이게 있었다.
여기 들어가서 문항에 답한 후 제출
https://www.ccts-cprst.ca/for-consumers/complaints/complaint-form/
내 경우는 한 3일 정도 지나서 이메일로 답변이 왔는데, 내 사건 접수 되었고, 버진 플러스에도 통보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째깍 몇 시간 되지 않아 버진 플러스 커스토머 서비스에서도 이메일이 왔다. CCTS 로부터 사건 들었고 네 경우에 대해 알아 보고 있다고.
웃기는 건 이 이메일들 받고 며칠 안 되어 드디어 8월 5일 금요일에 수표가 도착 했다는 것. 발행 날짜가 8월 2일인 것을 보니 버진 플러스 쪽에서도 이 CCTS에서 통보 하기 전에 수표를 보내긴 한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이 소비자 보호 기관을 거치지 않았더라도 해결이 되었겠지만, 다음부터는 커스토머 서비스랑 시간 낭비 하고 속 썪지 말고 한 두 번 해 보다 안 되면 이런 기관에 바로 도움 요청 하는 게 날 것 같다.
어휴.... 그지같은 것들.. 버진 플러스 다시는 이용 안 한다!
참고로, 어차피 온타리오 주에서 큰 통신 업체는 벨 (Bell) 과 로저스 (Rogers)둘이고 나머지는 이들에게서 도매급으로 사업을 떼어다가 하는 업체들과 케이블 업체들인데, 솔직히 그게 그거인 건 맞는 거 같고, 다만 벨은 토론토를 중심으로 광케이블이 들어가서 로저스 보다 속도가 빠른 지역이 꽤 있다. 버진 플러스의 경우 벨 선을 도매로 따다가 쓰는 거기 때문에 결국 버진도 벨임. 뭐 안 돼서 전화하면 같은 기사가 오고, 고객 정보도 공유한다.
로저스도 얼마 전 7월 8일에 대규모 통신 마비 사태로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 했었고, 역시 독과점의 폐해로다가 커스토머 서비스 느리고 요금 체계도 그게 뭔지. 통신 같은 이런 국가 기간 산업을 사유화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한인 교민 사이트/카페/블로그 등 보면 광고로 올리는 홈 인터넷 업체들 몇 개 있는데, 나도 요번엔 그 중 한 분 한테서 했다. 그 전에 처음 버진한테 할 때는 내가 그냥 인터넷에서 알아 보고 했었고, 이번에 바꾸면서 한인 한테서 했는데, 그러느라고 여러 명한테 연락 해봤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완전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면서 당장 개인정보부터 달라는 식으로 너무 불쾌하게 응대 해서 나도 똑같이 불쾌함을 표명하며 소비자 입장에서 모르면 질문 할 수 있고 물건 파시는 분이 대답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됐다하고 끊어 버렸는데, 음...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만 줄임)
물건 팔고 나면 입 싹 씻고 달라지는 사람도 많은데, 그것도 열받는 일이지만 물건 팔기도 전에 께림직하게 나오는 건 더더욱 뭔가 숨기는 게 있다고 봐야 함. 토론토에도 당연히 사기꾼 있고, 꼭 돈을 많이 해먹어야 사기가 아니다. 한 사람한테 100불만 사기쳐도 10사람이면 1000불이고, 약속한 것과 다르면 사기다. 그리고 요즘 세상엔 돈도 돈이지만 내 개인정보를 어디에 어떻게 써먹는지도 문제고, 내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계약하는 것 역시 문제다. 그러니 상대방이 나를 까다롭다 어쩐다 뭐라 하든 말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확실히 확인 하고 통화 녹음 및 반드시 서류 확인 해야 함.
팁을 주자면, 윽박지르고 강압적으로 굴거나, 은근히 무시하거나, 아부를 떠는 등 사람 심리를 이용해서 판매를 하려는 판매자들은 과감히 거절하고 뒤에서 욕을 하든 말든 나와 버리면 된다. 소비는 내 자존심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내가 필요한 물건을 얻기 위해 내게 적당하다 생각 되는 가격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자와의 거래 행위일 뿐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판매 하면서 자기 상호나 본명도 제대로 못 밝히는 상대와는 아무 거래도 하지 말길 바람.
'캐나다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직도 캐나다 이민을 꿈꾸고 있다면 1: 캐나다 경제의 현실 (0) | 2022.12.18 |
---|---|
공산품이 비싼 캐나다 (0) | 2022.11.20 |
캐나다, 2024년까지 이민자 130만 명 받기로 (0) | 2022.02.17 |
캐나다가 개나다가 될 때 (feat. PRTD) (2) | 2022.02.10 |
토론토 코로나 검사 및 대한민국 입국 준비 (0) | 2022.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