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구하기와 직업 구하기.
이게 정말 닭이 먼저냐, 달걀의 먼저냐의 문제다.
집 주소가 불안정하면 직업 구하기가 쉽지 않고,
직업이 없으면 집 구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살 곳을 먼저 구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싶다.
난 캐나다에 처음 갔을 땐 유스호스텔에 4주를 머물면서 구직활동을 했는데, 독일의 호스텔 중에는 1주일 이상 장기 투숙이 안 되는 곳도 많다.
한국에서 독일에 있는 집을 구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이므로, 지인이 있다면 직업 구할 때까지, 혹은 마음에 드는 방을 구할 때까지 머물면서 해도 뭘 하는 게 낫지 않겠나 싶다.
베를린리포트에서 쯔비쉔 (단기로 남이 사는 방을 그 사람 없는 동안 빌려 쓰는 것)을 알아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는 처음 취업이 된 곳이 방을 제공해주는 곳이었다.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긴한데,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게, 그만큼 방 세 명목으로 월급이 짜거나, 사장 가족과 같이 살 거나, 아니면 회사/레스토랑 건물일 거라는 게 함정.
이제부터 쓰는 글은 전부 프랑크푸르트 기준이다.
내가 프랑크푸르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 상황은 알 수가 없다.
물론 전부 내가 경험한 것만 쓰는 거기 때문에 나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 갔다는 점을 감안하길 바란다.
1. 독일에서 집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 우리 나라에서도 어려운데 외국이니 오죽 하겠는가 - 간혹 유학원을 통해서 미리 구하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
난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다만 나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당연히 그 수고비를 줘야 하고, 또 정직하게 하는지 어쩐지 믿음도 안 가고 내가 체득한 게 아니라 그 내역을 완전히 모르게 되는게 싫어서 스스로 구하기로 했다.
왜 독일에서 집 구하는 게 쉽지가 않으냐면 무엇보다 워홀러로서 신분이 불확실 해서 그렇다.
집주인 마다 다르지만, 월급명세서 같은 걸 보여주길 요구하기도 하고, 비자를 보여줘야 할 수도 있고, 독일에 오래 - 최소 2년- 살 사람한테만 방을 내 주기도 하고 그렇다.
학생비자가 있으면 학생비자가 있다는 거 자체가 누군가가 (대부분 부모님)이 경제적 지원을 해준다는 뜻이기 때문에 괜찮지만 워킹홀리데이. 이게 뭐냐는 말이다. 직업도 없는 떠돌이? 네가 방 세 못 내면 어쩌라구? 하는 생각이 들어가기 마련일 것이다.
그래서, 그러한 조건을 요구 하지 않는 집주인을 찾으려다 보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이다.
독일에도 당연히 부동산 중개인이 있는데, 이 분들을 이용할 경우 확실하고 원하는 조건에 맞는 방을 구할 수 있겠지만 중개 수수료가 한달 월세의 2.38 배나 한다. (세금포함) 최대 1년 거주인 워홀러에게는 과한 금액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Why not.
http://www.immobilienscout24.de
위와 같은 사이트를 이용해 보길 바란다.
간혹 집주인이 올리거나 다음 세입자(나흐미터)를 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동산중개인들이 올린 것이다.
2. 보통 워홀러들이나 학생들은 Wohngemeinschaft 라는 공동주거 형태의 방을 선택하게 될 것인데, 한 집에서 방만 따로 쓰고 화장실, 부엌, 거실 등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가장 유명한 웹사이트는 http://www.wg-gesucht.de
나도 여기서 방을 구했다.
http://www.wohngemeinschaft.de/
이런 곳도 있다.
원하는 조건을 넣고 검색 하면 되는데, 구해질지 안 구해질지, 얼마나 빨리 구할 수 있을지는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느냐와 운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가급적 광고가 올라오자마자 연락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메일을 받거나 통화를 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럴 경우 기본적인 독일어, 아니면 영어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한국말 전혀 못하는 외국인과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혹은 노력이라도 하는 외국인.
어느 쪽에 더 연락이 갈지는 어떻게 보면 자명한 것 같다.
3. 베를린리포트도 좋은 옵션이다. http://www.berlinreport.com 다만 공급은 많지 않고 수요는 터진다.
4. 한 가지 추가할 곳은 도이치 보넨 http://www.deutsche-wohnen.com/html/ 이라고 저렴하게 공공주택 비슷하게 공급하는 회사가 있는데 프랑크푸르트 서쪽 획스트 지역에 있는 기숙사도 여기 것이다.
저렴하고 수도 전기 난방 다 포함이니 한국인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듯 하다.
이메일 보내면 답변 잘 안 오니 전화 해 보거나 찾아 가 보는 게 더 나을 듯.
5. 집 구할 때 중요하게 봐야할 점.
집세인 미테 Miete 와 보증금인 Kaution은 당연히 보겠지만 주거비를 결정 하는데에 빠질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난방비, 전기, 수도 등.
난방비가 포함 되어 있으면 Warmmiete 불포함이면 Kaltemiete 다.
미테가 싸길래 자세히 보니 저런 공공요금이 하나도 포함 되어있지 않을 수도 있다.
전기는 Strom. 따로 내는 경우가 많다.
난방비가 포함이라고 해도 많이 쓰면 나중에 정산해서 추가 요금 물리니 포함 되어 있다고 막 쓰면 나중에 자다가 하이킥 날릴 일 생긴다.
라디에이터 (Heizung)에 조그마한 기계(Zähler) 같은 게 달려 있다면 그게 얼마나 히터를 틀었는지 계산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TV 및 라디오 수신료.
이게 2013년 부터 법이 바뀌어 이전에 한 대당 내던 금액을 한 가구 당 (pro Wohnung) 무조건 내는 것으로 바뀌었다. TV를 보든 안 보든, 라디오가 있건 없건 상관 없이. 약 18유로 가량 한다. Wohngemeinschaft의 경우 이걸 누가 내는지, 세입자들끼리 나눠 내는지 등도 알아 보길 바란다.
6. 집 선택에 있어서.
집도 직업 선택과 다르지 않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절대 참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집값은 당연히 시내 중심부로 갈수록 비싸다. 시내 중심부라면 아무래도 교통 좋고 편의 시설 가깝겠지만 집값에 비해 시설은 별로일 가능성이 크다. 좀 외곽으로 빠지면 같은 값에 더 쾌적한 조건의 방을 구할 수 있을 것이지만 시내까지 교통이 안 좋을 거라는 건 예상을 해야한다. 특히 프랑크푸르트는 모든 길은 하우프트바케로 통한다고 할 정도로 중앙 집중이 심한 교통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외곽으로 갈 수록 어디 한 군데 가려면 1시간씩 생각해야 된다.
난 이런 점 때문에 딴 거 안 보고 위치 보고 현재의 방을 골랐다.
특히나 차가 없는 가난한 워홀러이자 힘도 별로 못 쓰는 나로써는 지하철 역 가깝고 슈퍼 가까이에 있는 게 제일 중요했다.
지금도 특히 물 사 올 때, 여기에 방 얻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한다.
* 참고: 한국 회사에서 일할 계획이 있다면, 이들이 주로 프랑크푸르트의 북서쪽 지역에 몰려 있으므로, 가급적 시내 중앙에서부터 북서쪽으로 집을 구하는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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