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벼룩시장에서 자전거 사기

우리 나라에서도 요새는 중고 물품 거래가 활성화 되고 있는데, 그만큼 살기 팍팍해졌다는 뜻인거 같다.

독일에는 벼룩시장이 정말 활성화 되어 있는데, 독일 사람들이 검소하기도 하고, 물건 값이 비싸서이기도 하다.

자전거... 우리 나라도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독일에서 새 자전거 가격은 상상 초월이다.

아무리 싼 것도 30만원은 줘야 한다.

좋은 건?

음... 싸게는 100만원 부터 그냥 쭉쭉쭉 올라간다. 차 한 대 값 하는 것까지...

 

벼룩시장은 독일어로 Flohmakrt (플로막트) 영어의 Fleemarket (플리마켓) 과 똑같은 뜻이다.

가 보면 정말 사람이 어마어마 하게 많은데, 꼭 중고품만 팔지는 않는다.

장사 하는 사람들은 터키계가 많은 것 같고, 자전거는 심지어 훔친 게 많이 팔린다나... 믿거나 말거나.

 

나는 지난 4월에 벼룩시장에서 자전거를 한 대 중고로 구입했다.

 

http://www.hfm-frankfurt.de/flohmarkt.html

 

여기에 플로막트 정보가 있다.

나는 마인강 남쪽에서 열리는 플로막트에서 샀다.

격주로 마인 남쪽 강변, 아니면 오스트 하펜 쪽에서 열리니 언제 열리는지 확인 해 보고 간다. (홈페이지 오른쪽 아래에 날짜 있다.)

 

가 보면 자전거 파는 아저씨들이 많은데, 자전거 상태가 정말 많이 낡았다.

사실 상태좋은 건 이런 막트에 나오기 보다는 개인들끼리 거래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베를린리포트에도 종종 올라오고.

 

가격은... 상태에 따라 다른데 기어 없으면 30유로 이하, 기어 있고 60유로 이하 등... 해서 잘 깎아야 한다.

얼마냐고 물어 본 후 무조건 더 깎자.

 

 

다음은 체크해야 할 사항

 

1. 크기

독일에서 파는 성인 자전거는 대부분 26 아니면 28인치이다.

어지간히 키가 큰 여성이 아니라면 한 175까지도 26인치면 안장 높이고 무난하게 탈 수 있을 것인데,

키 160 이하라면 26인치 타기에 좀 불안정하고 힘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어쩔 수 없이 24인치 Jugend (유겐트) 용으로...

뭐 어떤가. 독일 여자들이 키도 크고 다리가 길어서 어쩔 수가 없다.

좀 키가 큰 여성이면 28인치 타도 되는데 클 수록 무겁다는 게 단점. 

바퀴가 크면 아무래도 더 멀리 나가긴 하는데, 도시에서 빨리 달려봤자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지 모르겠어서 난 26이면 적당한 거 같다.

남자도 키가 180 이상이면 모를까... 굳이 28인치 큰 게 좋은지 모르겠다.

 

2. 형태

크게 MTB, 싸이클, 씨티 세 종류로 나누어 보면, (물론 이보다 종류가 훨씬 많다)

MTB는 산악자전거로 제일 튼튼하고 타이어가 울퉁불퉁하며 견고하게 생겼다.

싸이클은 핸들이 소뿔모양(?)으로 'ㄱ' 자 형태로 휘어져 있고 바퀴가 정말 가늘다.

도로 상태가 매우 양호한 곳에서 빨리 가고 싶은 사람은 싸이클 자전거 추천.

씨티자전거는 그냥 일반적인 자전거다. Damen (다멘-여성) 과 Herren (헤렌-남성) 용이 있다.

우리 나라에선 여성용 따로 나오는 걸 거의 못 봤는데 여성용은 내 자전거 사진처럼 가운데 바가 밑으로 내려가서 치마를 입고도 편히 탈 수 있게 된 게 차이다.

 

3. 기어

기어는 독일어로 Gang(강)이라고 한다.

기어가 있는게 아무래도 언덕길 올라갈 때 좋긴한데, 프랑크푸르트의 경우 오르막 내리막이 많진 않아서 난 기어 없는 걸로도 잘 버텼다.

아무래도 기어 있으면 가격이 더 비싼 건 당연지사.

 

4. 자전거 바퀴 바람 빵빵히 잘 들어 있는지

이건 뭐 워낙 눈에 띄는 부분이라 놓치기 쉽지 않지만 반드시 Probefahren(프로베파렌-시승)을 해 보고 사자.

 

5. 브레이크 잘 작동하는지

우리 나라 자전거에선 거의 찾아 볼 수 없지만 독일에는 Rücktrittbremse(뤽트릿브렘제) 라고 페달을 거꾸로 돌리면 브레이크가 걸리는 방식의 자전거가 여성용 자전거나 아이들 용 자전거에 많다.

여성과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손힘이 딸리기 때문에 뤽트릿브렘제가 안전하기도 하다.

 

6. 앞 뒤 라이트 방식이 무엇인지, 잘 들어 오는지

독일은 밤에 자전거 운행시 반드시 라이트를 켜야 한다.

헤드라이트, 백라이트 다 있어야 하는데 스위치 방식인지, Dynamo (디나모) 방식 - 자전거 동력을 전기로 자체 치환하는 방식- 인지 잘 보자.

디나모가 편하긴한데 불빛이 생각만큼 세지 않을 수 있어서 밤에 운행을 자주 할 거면 LED 램프를 따로 사다 다는 게 더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