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은 인천공항 제 2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내 출발일은 2020년 8월 30일 일요일.
코로나 때문에 공항 버스도 하루 두 번 밖에 운행하지 않았고, 지하철 오래 타기도 영 찝집해서 짐이 많지도 않았지만 아빠 차로 이동했다.
인천공항이 이렇게 한가한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썰렁한 인천공항.
사람이 정말 없었고, 모든 곳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쭉쭉 들어갔다.
VIP들은 이런 기분을 평생 느끼며 살았겠지?
날 위해 모든 공간이 열려 있는 느낌.
웹체크인은 하지 않았고, 공항 키오스크에서 체크인 하려 했더니 델타항공 직원이 그냥 바로 이쪽으로 오란다.
행선지 및 코로나 관련해서 몇 가지 방역질문을 한 후 여권 뒷면에 스티커를 붙여줬다.
마스크를 얼마나 가져가냐 해서 손에 들은 가방 보여주니 수하물에 없냐고 물어서 일회용 있다고 하니 그것도 빼라한다. 세관에 보여줘야 한다고.
카운터로 가서 바로 여권 제출을 하니 또 몇 가지 방역 질문과 함께 캐나다에는 무슨 일로 가냐는 질문.
영주권자라고, 아직 PR카드가 없어서 트래블 다큐먼트를 받았다고 하니 여권을 보고 이거요? 하고는 뭔가 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하신다.
체크인은 이렇게 끝이 나고, 출국심사 쪽으로 가니 출국장 앞에서 공항 직원이 열체크를 한다.
검색대 들어가기 전에 항공권과 여권 확인.
검색대에서 그 둥근 통에 들어가 전신 스캔을 한 후 나가니 바로 오른쪽에 세관 구역이 있다.
이 곳에서 마스크 몇 장인지 보여주고 외국에 얼마나 머무는지에 대답한 후 스티커를 받았다.
마스크 갯수는 일일이 세지는 않고, 대충 눈으로 확인해도 그분들이 몇 장 정도 되는지 다 아는 거 같았다.
아무도 없어서 또 일사천리로 엑스레이 및 둥근 통 안에 들어가서 전신 스캔 하고
출국 심사도 자동이라 여권 스캔 하고 얼굴 사진 찍고 오른손 엄지 지문 찍고 통과.
그리고는 면세구역이다.
그래도 가끔 사람들이 돌아다니긴 했다.
면세품 인도장에서 인도 받고 (여기도 사람 하나도 없음), 평소 같으면 면세점들 둘러 보기도 했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사람 만날 일도 없으니 화장도 안 하고 꾸미지도 않고 점점 더 뭘 안 사게 된다.
나는 시애틀에서 밴쿠버로 환승을 하는데 시간이 1시간 15분 밖에 없었던 지라 불안해서 조금이라도 앞으로 가기 위해 컴포트 플러스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5만원이 좀 안 되는 가격이었고 앞뒤 간격이 조금 넓다는 것과 어메니티 킷이라고 치약 칫솔 준다는 거 빼고 그냥 이코노미와 딱히 다를 건 없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업그레이드를 안 해서 그런지 그 구역에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게 정말 좋았다.
델타는 거리두기를 위해서 누가 좌석 지정을 하면 바로 옆좌석은 아예 구매가 불가능하게 막아두어서 어차피 내 옆에는 아무도 안 앉기로 되어 있긴 했지만, 컴포트 플러스 구역은 4인 좌석들이 특히 거의 다 비어 있는 정도라 나중에는 저기에 누워서 가기도 했다. 낮 비행이라 딱히 잠이 오진 않았지만 잠깐씩이라도 누울 수 있으니 확실히 다리가 붓지 않았고 덜 피곤했다.
막 엄청 넓지는 않지만 3인치 - 8센티 정도 차이가 정말 큰 게, 좌석 위에서 다리를 양반다리 할 수도 있었고 몸을 좀 틀어도 괜찮고, 갑갑한 느낌이 확실히 덜했다.
어찌된 일인지 인천공항에서부터 비행시간이 1시간이나 확 줄어서 예정된 10시간 반이 아닌 9시간 반 만에 시애틀에 도착하게 된다고 고지가 되어서 굳이 빨리 튀어나갈 필요는 없었기에 조금이라도 일찍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무색해져버렸지만 몸이 확실히 편해서 5만원 가치가 있다고 느꼈음.
한국 시간으로는 점심, 미국 서부 기준 저녁 식사. 제육볶음과 치킨파스타 중 선택이라 제육볶음을 선택했다. 반찬은 두부 시금치, 호박나물. 음료는 화이트 와인. 맛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비행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코로나 때문인지 간식은 샌드위치나 라면 같은 게 주어지진 않았고 그냥 물과 작은 과자봉지였다.
달걀과 치즈가 들은 크로아상과 과일이 간단하게 아침으로 나왔다. 빵 맛있었음. 커피는 스타벅스 커피로 줬는데, 이것도 좀 맛있었다. 크림 두 개 넣고 꿀꺽.
토론토에서 출발할 때 캐내디언 직원들 한테서 두 번이나 인종차별을 겪어서 델타항공에 기분 잡쳤었는데 한국 출발은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비행이었음. 그래서 다른 선택지가 있다면 델타를 다시 이용하진 않을 것이다. 인종차별엔 보이콧, 금융치료가 답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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